화이트샌즈 국립공원: White Sands National Park
뉴멕시코에 소재한 국립공원 중 가장 많은 방문자를 가진 장소. 화이트 샌즈 국립공원 (White Sands National Park)을 찾았다. 연간 6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방문한다고 하는데 주로 사진 찍기와 사막 썰매 타는 곳으로 유명하다고 해서 들러 보았다.
오후 5시가 다 되어 도착했는데 푸른 하늘이 사라지고 저 멀리서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었다. 급한 마음에 방문자 센터를 들러 썰매와 왁스를 구입하고 허둥지둥 사막으로 들어선다. 그러다보니 방문자 센터며 공원 정경을 사진에 담지 못했다.
썰매는 방문자 센터에서 18.99 달러에 새 것으로 구입하였다. 인터넷에서는 중고 구입도 가능하다고 했지만 방문 당일 중고품이 매진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거칠은 모래 위에서 썰매를 타려면 왁스는 필수인데 1.99 달러에 구입했다.

공원 입장료는 자동차단위로 계산되는데 차 1 대당 25달러이다. 매표소는 방문자센터에 있지 않고 공원으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입장표를 판매한다. 입장료를 입구에서 계산하고 화이트 샌즈 공원으로 들어선다. 비포장 도로이지만 모래가 사뿐히 깔려있어 운전하는데 그다지 울퉁불퉁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 하지만 모래때문에 브레이크를 밟아도 조금 밀리거나 미끄러지는 경우가 있으므로 조심스럽게 천천히 운전하는 것이 좋다.
운전하면서 썰매 타기 좋은 곳을 물색해본다. 이 곳에서는 하이킹과 자전거 타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자전거는 본인이 직접 가져와야 한다. 일단 아이들에게 썰매 체험을 시켜줄 적당한 장소를 찾아본다.

먹구름이 몰려오는 하늘 아래 하얗게 펼쳐진 모래 사막은 그동안 보지 못했던 신기한 풍경이었다. 썰매 탈 장소를 발견하고 맨발로 모래사막을 디디는 순간 마치 외계 행성에 첫발을 내딛는 듯한 기분이 들게 된다.
모래사막 언덕을 맨발로 올라가는 것은 쉽지 않았다. 아내와 아이들 손을 잡아주며 어영차어영차 하며 기어 올라간다. 썰매를 타고 내려오는 쾌감은 잠시일 뿐, 다시 언덕을 기어 올라가는 일은 매우 피곤한 일이었다.
썰매를 한번 이용하고 왁스로 다시 바닥을 문질러주고 다시 낑낑거리며 모래언덕을 올라가서 짧은 순간의 썰매 체험을 하는 행동을 몇차례 반복했다. 아내와 나는 벌써 지쳐가는데 아이들은 모래 썰매 놀이에 푹 빠져간다. 둘째 아들 녀석은 잘 미끄러지지 않는 썰매를 잡고 뒤뚱뒤뚱 움직이며 썰매타는 흉내를 내다 까르르 웃고 모래에 빠진 자기 발을 보고 또 까르르 웃는다.

가끔씩 누나와 엄마아빠에게 마치 눈덩이를 던지듯 모래가루를 흩뿌리며 즐거워한다.

딸아이는 조금 요령이 생겼는지 이제 모래언덕에서 썰매를 제법 타는 모습이다. 나중에는 동생을 데리고 같이 썰매를 타며 자신이 만끽했던 썰매타기 경험을 공유해준다.

그렇게 약 30여분여 정도 모래언덕에서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조금 번거로웠던 점은 놀이를 끝낸 후 모래를 제거하는 일이었다. 여기저기 모래를 탈탈 털어내는데 잠시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 생각이 집에서 electric blower를 가져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물론 이것은 자동차 여행을 하기 때문에 가능한 생각이었지만 말이다.
외계행성에 착륙한 듯한 화이트샌즈 방문과 썰매 체험을 끝내고 이제 우리는 자동차 여행 둘째날 밤을 보낼 라스 크루시스 (Las Cruces)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