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타운 앨버커키: Old Town Albuquerque, The Plaza Square
미국 어느 도시를 가든 그 도시가 출발했던 시작점 장소가 있다. 올드타운, 올드 하우스, 올드 마켓 등등. 앨버커키 역시 올드타운 앨버커키 광장 (Old Town Albuquerque, The Plaza Square)라는 시작점을 가지고 있다. 이 곳은 올드타운 플라자를 중심으로 지역 수공예품을 파는 상점들, 미술 갤러리, 전통 멕시코 음식점들이 모여 있으며 주말에는 플라자에서 각종 문화행사가 열리기도 한다.
Location (albuquerqueoldtown.com)
Location
Location Old Town is located between Mountain Rd. and Central Ave. (Route 66) just East of Rio Grande Blvd. From the North or South via the Interstate take I-25 to I-40 West. Exit on Rio Grande Blvd. Take Rio Grande Blvd. South to Mountain Rd. Old Town b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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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점심을 마치고 올드 타운 플라자를 찾았다. 주차장이 올드 타운 플라자를 중심으로 여기저기 있는데 요금이 하루종일 주차에 약 $15~20 정도 했던 것 같다. 차를 주차하고 올드 타운 플라자로 들어가는 어도비 점토벽돌 (adobe)로 만들어진 멕시코 전통 건물로 들어간다.
건물내부에 있는 통로를 지나다보면 여러 상점들이 점토 벽돌 건물 내에 촘촘히 자리 잡고 있다. 마치 한국 전통 시장에서 기왓건물앞으로 진열대를 내고 물건을 파는 것 처럼 오래된 시간의 향기가 느껴진다.
점토건물을 나와 올드 타운 플라자로 들어서면 길가에 조그만 가판대를 놓고 수공예품을 파는 노점상인들이 보인다. 한국 길거리에 보는 노정상인들과 또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들은 옆에 있는 상인과 함께 사는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지나가는 관광객에게는 친절한 관광가이드로서, 길을 알려주는 안내자로서 마치 올드 타운 플라자에 스며든듯한 자연스런 모습을 보여준다.
올드 타운 플라자 중심에는 1706년부터 시작한 올드 타운과 그 역사를 함께 하는 펠리페 데 네리 교회(San Felipe de Neri Church)가 있다. 일요일 오후 예배를 끝난 모양인지 문은 굳게 닫혀있고 매우 한산한 모습이다.
1793년에 세워진 이 교회를 중심으로 민가와 상가들이 늘어가면서 앨버커키는 도시로서 모습을 갖추어나가기 시작했다. 올드 타운 현재의 모습은 100년 전 모습과 크게 차이가 없다고 한다. 그만큼 역사적 건물과 오래된 도시 모습을 잘 보존했다고 할 수 있을까. 옛 모습에 현대화라는 물감을 전혀 칠하지 않고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것이 무척 인상 깊다. 몇 천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에 비해 보잘 것 없는 몇백년의 역사지만 어울리지 않는 고층빌딩과 공존하는 서울 광화문 모습에 비해 다가오는 역사의 깊이는 결코 뒤지지 않는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인지 플라자는 관광객들로 붐비기 보다는 지역 주민들과 노점상들이 플라자 발코니 주위로 바람을 쐬고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대부분이다. 바람결로 실려오는 듯한 인디언 전통 북소리가 내 마음을 왠지 편하게 해준다. 간간히 지나가는 자동차를 보면서 조심스럽게 길을 건너 한 상점으로 들어가보았다.
상점 건물 2층은 갤러리로 쓰이고 1층은 커피 및 아이스크림을 파는 가게가 있었다. 점심을 막 먹은 직후라 아내는 아이들에게 아이스크림을 사줄 요량으로 줄을 섰는데 주문하기까지 시간이 좀 걸릴 듯 하다. 지루해하는 아이들을 데리고 아마폴라 아티스트 (Amapola Artist Coop Gallery) 2층 갤러리로 올라가 보았다.
뉴멕시코 연중 대표적인 행사인 앨버커키 열기구 풍선 축제 (The Albuquerque International Balloon Fiesta)를 그려놓은 수채화 석고, 고대 인디언들이 새겨놓은 암반화에 나온 동물, 뉴멕시코 전통 점토벽돌 건물 등 다양한 풍경 수채화를 전시하고 있었다. 상점을 지키고 있던 여주인과 눈인사를 하고 들어왔는데 화가 정보란에 있는 사진을 보니 그 화가가 여주인과 동일 인물이었다. 아이들을 그림을 보고 여러 이야기를 하는데 아이들의 반응이 흥미로운 듯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우리를 바라본다. 눈 앞에 보이는 그림을 자신의 눈폭에 담아 솔직한 느낌으로 이야기하는 아이들... 그리고 이 모습을 바라보는 흰머리 가득한 백인 여자분. 적어도 이 순간은 인종도, 나이도, 성별도, 구분되지 않는 공감의 시간이다.
간단한 갤러리 구경과 함께 여자분 화가 또는 갤러리 지킴이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한 후 1층으로 내려오니 아내가 아이스크림을 들고 어디 다녀왔냐며 핀잔을 준다.
건물을 나와 친지들에게 줄 기념품을 사기 위해 인근 선물 가게 (Gift Shop)을 찾았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어른은 어른대로 자기 관심 따라 진열대를 돌아본다. 답답해하는 둘째 아이를 데리고 나와 상정 앞 길거리 여기저기를 걸어다니며 사진 몇 컷을 찍어보았다.
간단한 쇼핑을 마치고 왔던 길을 되돌아 간다. 주차장으로 가는 점토 건물 입구 붉은 고추를 엮어놓은 다발이 보인다. 뉴멕시코의 특산품 붉고 푸른 고추 묶음을 여기저기 많이 볼 수 있다.
점토 건물 내 빽빽히 들어선 조그만 상가들은 커피숍, 갤러리, 선물가게들을 보니 마치 서울에 있는 인사동 거리가 생각난다. 인사동 거리는 북적거리는 사람들 속 깨끗하고 잘 정돈된 거리가 인상적이었다. 이 곳은 인사동에 비해 약간은 투박하지만 뉴멕시코 만의 전통을 잘 살리면서 다양한 종류의 상점들과 사람들이 잘 어우러진 점이 좋았다. 자연과 오래된 건물, 그리고 그 속에 묻어나는 현재 사람들 모습이 잘 어우러졌고 평온해보였다.
건물 한쪽에서는 한 예술가가 자신의 혼을 담아 작업을 하는 것이 보인다. 주변 지나가는 사람들에 아랑곳 하지 않고 잠시 그림을 보다가 손이 바쁘게 움직인다. 아이들고 그 예술가의 몰입을 마치 이해라도 하는 듯 소리 내지 않고 조용히 바라보다 발길을 옮긴다.
올드 타운 플라자에서 우리는 오랜 시간을 보내지는 않았다. 약 40 ~ 50분정도였을까. 시간만 잘 맞춰 온다면 이 곳에 열리는 공연도 구경하고 이곳 저곳 박물관도 돌아보았겠지만 일요일 늦은 오후, 산타페가는 일정도 만만치 않아서 짦은 시간 눈요기 방문으로 만족해야 했다. 다음에 온다면 한번더 와서 여기저기 자세히 들여다보고픈 장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