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전의 스톤헨지 2: Stonehenge II at the Hill Country Arts Foundation

샌 앤토니오를 떠나 텍사스 서부로 향하는 I-10 인터스테이트(Interstate) 고속도로를 타고 약 1시간 정도 가다 보면 컬 카운티 (Kerr Country)라는 마을을 지나치게 된다. 이 곳에는 영국 남부 지역 선사시대 유적인 스톤 헨지 (Stonehenge)를 본떠서 인공적으로 만들어놓은 미국 버전의 스톤 헨지 2 (Stonehenge II at the Hill Country Arts Foundation)를 구경할 수 있다. 텍사스 서부를 여행하는 이들이 잠시 쉬어가면서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장소이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이 곳을 신기해하면서 사진 찍는 것을 좋아했다. 흐릿한 날씨, 스톤 헨지 부근에 불개미 구덩이들이 많아서 조금 번거로웠지만 아이들에게 생소한 것을 보여주었다는 것만으로 잠시 멈춰가기에는 딱 좋은 곳이었다.

스톤 헨지 2에서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

스톤 헨지 중앙에 있는 미니 단상에 올라가 주변을 둘러보기도 하고 여러가지 모습으로 사진도 찍어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스톤 헨지 서클 내부에서 이것 저것 살펴보는 가족들

스톤 헨지 모형은 1989년 컬 카운티 출신인 더그 힐 (Doug Hill)이라는 사람이 자신의 집 뒷 뜰에 테라스(back patio)를 건설하면서 시작되었다. 더그 힐은 테라스 완성 후 여분으로 남은 커다란 석회암 조각을 이웃과 친구들이 원하면 그들에게 무료로 기증할 거라고 농담으로 말했는데 앨 쉐퍼드 (Al Sheppard)라는 친구가 그 조각을 가져가겠다고 응했고 자신의 목초지 한가운데에 석회암을 장식 삼아 놓았다. 넓은 목초지 평원에 놓인 석회암 기둥은 마치 거대한 비석이 서있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석회암 기둥 주변으로 아치 모양을 한 돌기둥들이 하나 둘씩 세워지기 시작했다.

9개월에 걸쳐 앨 쉐퍼드는 돌기둥들을 다듬고 각각의 조형물을 시멘트로 땅바닥에 고정시킨후 지금의 스톤헨지 2가 탄생하게 되었다. 스톤헨지 2는 영국의 스톤헨지에 비해 90% 정도의 너비(width)에 60%의 높이(height)로 제작되었다. 그리고 앨 쉐퍼드가 칠레에 있는 모아이 석상 (Moai head statues)을 방문 후 모아이 조형물이 추가로 세워졌다.

이 조형물은 1994년 앨 쉐퍼드 사망 후, 쉐퍼드 가족들 관리하에 있다가 2010년 마을에 기증되었으며 현재의 위치로 옮겨졌다. 방문비는 무료지만 이 조형물관리에 필요한 펀드에 기부금을 낼 수 있도록 기부금 모금함이 안내문 옆에 위치해 있다.

• 주소: 120 Point Theatre Rd S, Ingram, TX 78025

아주 작은 마을이지만 주변에 호숫가와 산책로가 있어 가족들과 조촐한 소풍을 오기에 좋은 장소이긴 하다. 물론 샌 앤토니오쪽에 거주한다는 전제하에 말이다.

모아이 석상 조형물

모아이 석상 조형물을 보니 벤 스틸러가 출연했던 영화 "박물관은 살아있다 (Night at the Museum)"의 덤덤이가 생각난다. 아이들에게 "덤덤 덤덤 유 기브 미 검검 유어네임 이즈 덤덤 (dumb dumb you give me gum gum your name is dumb dumb)" 하며 장난을 쳐본다. 아이들도 덩달아 덤덤하며 같이 장난을 친다.

덤덤 덤덤덤 my name dumb dumb you give me gum gum you dumb dumb.. 

자동차 여행의 덤덤은 계속된다.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