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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포트워스 워터가든: Fort Worth Water Gardens

Barram 2021. 10. 12. 20:52

아침 일찍 호텔에서 일어나 나갈 채비를 했다. 하룻밤을 머문 포트워스 옴니호텔 (Omni Fort Worth) 바로 옆에는 포트워스 워터가든(Fort Worth Water Gardens)이 있다. 사진과 유튜브에서 잠시봤던 곳인데 달라스 포트워스에 오면 가족들과 와보고픈 곳이었다. 아마도 옴니호텔로 숙소를 정했던 것은 그런 이유 중 하나였을 것이다.

포트워스 워터가든은 포트워스 컨벤션 센터 (Fort Worth Convention Center)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으며 모든 사람들에게 개방된 휴식공간이다. 필립 존슨 (Philip Johnson)이라는 건축가에 의해 세워진 이 곳은 공학적으로 설계된 대리석들을 통해 물의 다양한 형태와 소리을 잘 구현해냈다.

Fort Worth Water Gardens | Fort Worth, TX 76102

 

Fort Worth Water Gardens | Fort Worth, TX 76102

The Fort Worth Water Gardens is a beautiful and refreshing oasis adjacent to the Fort Worth Convention Center. Designed by Philip Johnson, the Fort Worth Water Gardens is an architectural and engineering marvel to be enjoyed any time of the year. Visitors

www.fortworth.com

아침 일찍 가족들과 호텔 정문 앞 길을 건너니 바로 포트워스 워터가든 입구가 보인다. 멀리서 아득히 들려오는 물소리는 자연 속에서 흘러나오는 물소리와는 또다른 느낌을 준다. 마치 계곡물이 바위 사이로 떨어지는 소리와 약수터에서 약숫물이 떨어지는 소리가 달리 들리는 것처럼 말이다. 

포트워스 워터가든 입구

워터가든 입구를 들어서는데 인적이 없다. 이른 아침, 포트워스시 다운타운에는 직장으로 출근을 서두르는 자동차와 간간히 바삐 걸어가는 사람이 보일 뿐이다. 인공적인 다운타운 건물 사이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대리석 연못은 각자의 물소리를 만들어내는 듯 하다. 처음 마주치는 인공연못은 탄산수가 병에 뿜어나오는 듯한 탄산수 인공연못 (aerated pool)이다.

탄산수 인공연못 (Aerated Pool)

aerated [έəreitid: 에어레이디드] 단어발음이 쉽지 않다. 쉽지않은 발음처럼 워터가든의 설계자였던 필립 존슨(Philip Johnson)과 존 벌지 (John Burgee)는 처음 탄산수 인공연못을 설계하고 제작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존슨은 관람객이 탄산수가 병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 사이를 걷고 있는듯한 착시효과 (visual illusion)를 주고자 했다. 이를 위해 인공연못의 조그마한 분사구는 관람객이 지나가는 통로과 똑같은 높이로 설치되었다. 뿜어나오는 물은 얇은 막을 형성하며 보는 이로 하여금 마치 투명한 판넬이 연못을 둘러 싼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이러한 시각적 효과와 함께 물이 분사되는 소리는 알 수 없는 편안함과 고요함을 가져다준다.  인공 연못의 깊이는 생각보다 깊다. 약 40 feet (약 12.2m)나 되는 깊이라고 한다. 이 인공 연못에서는 38개의 노즐에서 분당 871 갤런 (약 4천리터)의 물을 분사한다고 하니 보이지 않는 깊이와 이용되는 물의 양에 놀라울 따름이다. 인공적인 공간 속에서 자연의 아름다운 소리를 흉내내는데 지불해야할 막대한 비용이라고 해야할까.

역동적인 인공연못 (Active Pool)

탄산수 인공연못을 지나 조그만 광장을 걷는데 어디선가 거대한 계곡에서 나는 물소리가 들려온다. 유튜브에서 보았던 역동적인 인공연못 (Active Pool)이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다.

역동적인 인공연못 (Active Pool)은 마치 계곡에서 쏟아져내려오는 폭포수의 역동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듯 하다. 징검다리 처럼 연못 중앙 바닥으로 내려가는 대리석 계단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물이 흘러내리는 소리에 둘러싸여 마치 계곡 한 가운데 서 있는 듯한 착각을 하게 된다.

흘러내리는 물은 경사진 대리석을 하염없이 쓸어내린다. 연못 가장 아래에 위치한 중앙바닥에는 물위에 둥둥 떠있는 부유물찌꺼기가 가득하다. 깊이가 어느정도 될까 가늠을 해본다. 역동적인 인공연못은 약 38 피트 (11.6 미터)의 깊이 아래 세워졌으며 710 피트 (216미터)에 달하는 조그마한 웅덩이들이 분당 10,500갤런 (39747 리터)의 물을 중앙으로 쏟아낸다. 기록을 찾아보니 2004년 6월 16일 어른 1명과 아이 3명 일가족이 중앙바닥 물로 떨어져 익사하는 사고가 발생했었다. 아이 한명이 실수로 물에 빠진 것을 일가족 모두가 뛰어들어 구하려 했지만 생각보다 깊은 수심과 더불어 계속 쏟아져내리는 물줄기에 빠져나오지 못하고 모두 익사하고 만 것이다. 그 뒤로 워터가든은 잠시 폐쇄되고 2005~2006년동안 보수공사를 거쳐 재개방을 했다.

나이가 드신 분들은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1976년 영화 로건의 탈출 (Logan's run)에서 주인공 로건 5으로 분한 마이클 요크 (Michael York)가 이 인공연못을 배경으로 영화를 찍었다고 한다.

역동적인 인공연못을 나와 조그만 광장을 건너가면 어딘가로 내려가면 조그만 계단이 있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니 큰 소나무들로 둘러싸인 조용한 인공연못 (Quiet Pool)이 나온다. 깊은 숲 속에 있는 잔잔한 호수처럼 매우 조용하고 한적한 느낌을 준다. 역동적인 인공연못의 분위기와는 완전히 대척점에 있는 곳이다.

조용한 인공연못 (Quiet Pool)

높은 대리석 담장으로부터 조그만 물줄기가 조용히 흘러내려 큰 웅덩이를 이룬 듯한 모양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새로운 세상을 찾은 것처럼 조용한 인공연못은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며 다른 세상에 있는 것같은 착각을 안겨준다. 마치 앨리스가 예측불허로 몸이 커지거나 작아지는 것처럼 물소리의 형태는 예측불허로 커지거나 작아지는 것 같은 착각을 들게 한다. 조그마한 계단으로 내려가다 보면 내자신이 거인이라는 착각이 들고 커다른 소나무들에 둘러싸인 큰 인공연못 그리고 고요함은 마치 거인 나라에서 조그마한 내자신을 바라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거대한 소나무들에 둘러싸인 연못에 아침햇살이 스며들면서 조용히 흐르는 물소리와 함께 아득한 평화로움을 안겨다준다. 어쩌면 이 곳은 아침에 참선參禪을 하기 좋은 완벽한 장소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인공산 (Mountain)

조용한 인공연못 옆에는 대리석으로 만든 인공산이 있다. 인공산은 계단 형식으로 되어있는데 그 앞에 펼쳐진 광장이 있어 집회나 콘서트 장소로 쓰이는 듯 싶었다. 아이들은 계단 위를 오르내리다가 광장을 뛰어다니며 자신들만의 유희를 즐긴다. 조용함 속 아이들의 까르르 하는 소리가 광장에 울려퍼진다. 그 소리는 나만이, 아니 우리 가족만이 가질 수 있는 천국의 소리다. 생각보다 깔끔하고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는 포스워스 워터가든이 맘에 들었다. 나 역시 차분한 시간과 명상을 가질 수 있어 좋았고 가족들 역시 기대치 않았던 볼꺼리에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2021년 가을 자동차여행의 첫번째 단추가 잘 끼워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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