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ram's Life

2021 자동차 여행 Day 6 & 7: 덴버 그리고 록키산맥 본문

여행 이야기

2021 자동차 여행 Day 6 & 7: 덴버 그리고 록키산맥

Barram 2021. 7. 14. 02:31

자동차 여행 Day 6

여행을 하다보면 뜻하지 않는 상황때문에 계획했던 일이 모두 틀어지고 여행 일정을 날려버리는 경우가 있다. 콜로라도 덴버에서 맞이한 여행 6일차는 바로 그런 날이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록키 산맥 구경을 위해 에스테스 공원 (Estes Park) 타운으로 향했다. 아침도 거른채 서둘러 출발해서 차안에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해야 했다. 교통은 생각보다 막히지 않았으며 멀리서 보이는 설경의 산맥을 보며 내 기분도 조금씩 설레기 시작했다.

록키 산맥 가는 길

약 1시간여를 달려서 에스테스 공원 (Estes Park) 타운에 도착했다. 도착하는 곳 입구에서 식구들과 기념사진을 찍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우리는 록키산맥 구경에 대한 기대로 가득 차 있었다.

에스테스 공원 (Estes Park) 입구

첫번째 경유지 였던 에스테스 공원 케이블카는 탑승예약을 해야하는데 온라인으로 탑승예약을 하는 것이 아닌 탑승 당일 사무실을 방문해서 탑승 시간을 예약하는 방식이었다. 우리가 도착했던 시간이 10시 30분경이었데 탑승 예약 가능한 시간이 오후 3시 이후였다. 케이블카를 타고 싶어 칭얼거리는 둘째 아이를 겨우 달래고 내 아쉬운 마음도 달래면서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그렇게 첫번째 계획이 틀어지고 우리는 다음 행선지인 록키산맥 공원 입장소로 향했다.

록키산맥 공원 입장게이트

록키산맥 공원 입장게이트에는 많은 차들이 정체되어있었다. 공원 입장료를 내고 입장하는데 왜이리 차량정체가 심하나 싶었다. 어떤 차가 게이트를 지나 유턴을 한다. 그저 그려러니 싶었다. 우리 차례가 가까워지면서 앞 차량을 보니 돈대신 휴대폰을 보여주고 직원이 스캔을 한다. 음.. 이거 뭔가 이상하다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공원 입장객 수에 제한이 있었고 입장하려면 시간대별 입장 허가권(Timed Entry Permit)을 인터넷으로 예약해야했다. 

게이트를 지나 유턴을 하는데 마치 망치로 머리를 한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그것을 생각못하다니... 참 내가 멍청하고 준비 안된 사람처럼 느껴졌다. 자동차여행 일정을 그렇게 준비했는데 이 단순한 것을 생각하지 못하다니...

아내가 인터넷에 급하게 들어가 확인해보니 입장 허가권은 두가지 방법으로 취득할 수 있다.

  1. 캠핑, 공원내 호텔/리조트 예약, 투어버스를 이용한 단체 관광 예약시 요금에 입장허가권이 포함된다. 이 경우 입장허가권을 따로 예약할 필요가 없다.
  2. 자동차를 이용한 개인 여행시 따로 시간대별 입장허가권을 예약해야 한다. 매일 1,140개의 입장허가권을 자동차 단위로 예약할 수 있으머 개인당 오직 1개의 입장허가권을 예약할 수 있다. 1,140개의 일일 입장허가권 중 75%에 해당되는 855개의 입장허가권은 30일 전부터 예약이 가능하며 25%에 해당하는 285개의 입장허가권은 입장 하루전 오후 5시부터 예약할 수 있다. 입장허가권 예약은 아래 웹싸이트로 가서 $2를 지불한 후 취득할 수 있다.

Timed Entry Permit System - Rocky Mountain National Park (U.S. National Park Service) (nps.gov)

 

Timed Entry Permit System - Rocky Mountain National Park (U.S. National Park Service)

#KnowBeforeYouGo - Timed Entry Permit Reservations are needed along with a park pass/entrance fee in order to enter Rocky Mountain National Park if you're visiting between May 28 through October 11, 2021. NPS Graphic/A. Andreas Entering Rocky Mountain Nati

www.nps.gov

결국 우리는 오후 5시에 해당 웹싸이트에 가서 다음날 입장허가권을 예약하기로 했다. 아내는 혹시 몰라 휴대폰에 알람을 설정한다. 덴버로 돌아오는 길은 그다지 즐겁지 않았다. 부족한 준비 탓에 일정이 꼬인데다 점심시간을 다되어 아이들이 배고프다고 불평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덴버에 거의 다다라 베트남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점심식사 도중 덴버 내 아이들이 데리고 가볼만한 곳을 급히 조사한 후 덴버 항공 박물관 입장권을 예매했다.

록키산맥을 가로지는 날개, 덴버 항공 박물관: Wings Over the Rockies Air & Space Museum

 

덴버 항공 박물관: Wings Over the Rockies Air & Space Museum

중학교 2학년 때 나는 특수 목적고인 공군기술고등학교 (2006년 공군항공과학고등학교로 개칭) 입학에 관심을 가진 적이 있었다. 당시 모든 학비 및 경비가 무료이고, 소정의 용돈을 받을 수 있으

barram.tistory.com

덴버 항공 박물관에서 아이들은 나름대로 좋은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아내는 어쨌는지 모르겠으나 나는 항공에 관심이 많아서 나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덴버 다운타운에 있는 호텔로 돌아온 시간이 오후 약 4시 경이었다. 잠시 휴식을 취하며 5시 록키산맥 입장권 예약을 준비했다. 웹싸이트에 회원으로 가입하고 로그인을 한 다음 예약가능시간대가 열리기를 기다렸다. 아무래도 285개의 허가권만이 예약 가능하기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예약 신청을 할지도 몰라서 조금은 긴장된 순간이었다.

오후 5시가 되지마자 예약버튼을 누르는데 서버 접속 과부하때문인지 다음 예약폐이지로 넘어가지 못하고 에러메세지만 계속 나온다. 아내도 예약을 시도하며 남아있는 예약입장권 수를 확인한다. 150장, 100 장, 70장 남았다고 이야기하는데 계속 에러 메세지가 나오며 다음 페이지로 진행이 안된다. 40장, 30장, 점점 다급해진다. 결국 내 휴대폰에서 다음페이지로 에러없이 넘어가면서 예약을 진행할 수 있었다. 재빠르게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하고 예약을 완료한 후 확인 이메일을 받았다. 얼마있지 않아 바로 웹싸이트에 입장허가권 예약 매진 메세지가 뜬다. 정확히 예약 접수 개시 5분만에 285개의 입장허가권 예약이 그렇게 매진되었다. 

다음날 록키산맥 방문일정이 준비되었다는 안도감에 잠시 침대에 누워 20여분 휴식을 취했다. '그래 운이 좋았어~' 라고 속으로 말하며 오늘 일정이 완전히 망친 것은 아니라고 스스로 위로한다.

2004년 콜로라도 주청사 모습
2021년 콜로라도 주청사

점심을 약간 늦게 먹었기에 저녁을 먹기전 근처에 있는 콜로라도 주청사 (Colorado State Capitol)에 다녀오기로 했다. 2004년 아내와 데이트할 당시 갔던 덴버 여행에서 본 주청사 건물과 공원은 매우 깨끗하고 아름답게 단장된 그런 모습이었기에 아이들과 함께 그 곳을 산책하며 추억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런데, 주청사로 가는 길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생각보다 지나가는 행인이 많지 않고 노숙자들이 제법 눈에 띈다. 주청사 공원에 도착하니 여기저기 노숙자 텐트와 더불어 길바닥에 앉아있는 노숙자들로 가득하다. 주의사당 건물에는 인적이 전혀 없었다. 그래도 군데군데 경찰차가 있기에 두려움을 무릅쓰고 주의사당 건물 앞까지 걸어갔으니 건물입구와 창문은 나무판자로 막아져 있다. 건물이 봉쇄된 듯한 모습이었다. 허망한 표정으로 주청사 건물앞에서 사진을 찍은후 재빨리 그곳을 빠져나왔다. 혹시나 모르는 불상사때문에 걸어오는동안 불안한 마음이 가득했다. 아내는 시종일관 침묵을 유지하며 무모했던 주청사 건물 방문을 강행했던 나를 타박한다. 결국 호텔방에 돌아와서 아내에게 한소리 들었다. 

이렇게 자동차여행 6번째 날은 덴버 항공 박물관을 제외하고는 실수 그리고 실망투성이였다. 하긴 이런 날도 있어야지 하면서도 우울한 마음이 쉽게 가시지 않았다.

 

자동차여행 Day 7

이전 날 틀어진 일정을 만회하고픈 욕심인지 아침일찍 일어나서 일정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에스테스 공원 케이블카 탑승예약을 위해서 아침 7시 호텔을 나선다. 좀더 이른 시간 이전날 갔던 똑같은 경로를 따라가며 하루를 시작한다. 오늘은 가야할 곳이 많아 일정이 조금 빠듯하다. 에스테스 공원 케이블카를 탄 후 록키산맥에 있는 트레일 리지 경관도로 (Trail Ridge Road)를 따라 미리 점찍어둔 조망대에서 록키산맥 풍경을 감상한다. 상황에 따라서 몇몇 조망대는 그냥 지나쳐야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일정대로라면 점심은 그랜드 호수 (Lake Grand)에서 해결하고 다시 2시간여를 달려 마운트 에반스 (Mt. Evans)로 가서 자동차로 산꼭대기에 오른 후 덴버에 있는 호텔로 돌아가는 일정이다.

https://goo.gl/maps/1TRo9CqnN9zQvrLX9

 

그랑 하얏트 덴버 to 그랑 하얏트 덴버

 

www.google.com

각각 장소를 방문한 이야기는 아래 링크에 있는 글을 참조하기 바란다.

에스테스 공원 케이블카: Estes Park Aerial Tramway

 

에스테스 공원 케이블카: Estes Park Aerial Tramway

록키산맥 공원 입장소 (RMNP Beaver Meadows Entrance/Toll station)로 가는 도중 에스테스 공원(Estes Park)이라는 조그마한 타운이 나온다. 그 곳에는 록키산맥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로 향하는 소형케

barram.tistory.com

 

록키산맥 국립공원: Rocky Mountain National Park

 

록키산맥 국립공원: Rocky Mountain National Park

자동차를 몰고 록키산맥 국립공원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4년 8월 아내와 데이트할 당시 덴버에서 관광버스를 타고 록키산맥에 온 적이 있다. 당시 관광투어는 덴버시 남서쪽에서 출발

barram.tistory.com

 

마운트 에반스: Mt. Evans

 

마운트 에반스: Mt. Evans

록키산맥 트레일 리지 도로 (Trail Ridge Road)와 그랜드 호수 (Grand Lake) 구경을 마치고 마운트 에반스 (Mt. Evans)로 향했다. 약 1시간 30분동안 산길 사이사이를 달려서 마운트 에반스 방문자 센터에 도

barram.tistory.com

 

모든 일정을 마치고 덴버호텔로 돌아오니 오후 7시다. 아침 7시에 출발하여 12시간 동안 록키산맥을 매우 빠르고 압축된 버전으로 구경했다. 다음에는 덴버에 머무르기보다 록키 산맥 공원 내에 있는 리조트에 머무르면서 좀더 여유있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록키 산맥 여행을 마치고 다음날 우리는 텍사스로 돌아가는 귀로(歸路)의 길에 나섰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