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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쓴다는 것 -1-

Barram 2021. 7. 1. 16:20

출처: 『강원국의 글쓰기』 by 강원국 (tistory.com)

내 삶의 시간들을 글로써 기록하고픈 마음에 글쓰기를 시작했는데 욕심이 앞서다 보니 글쓰기 관련 책과 글을 읽게 된다. 결국 이 놈의 글쓰기도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치장용이라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지난날 읽어보았던 글쓰기 책을 정리하다 내가 특별히 느꼈던 부분들을 따로 기록해두면 어떨까 하여 글을 남겨본다.

아래는 글쓰기에 관련하여 내가 읽은 책들이다. 

  • 예술적 글쓰기: 이외수, "글쓰기의 공중부양", 해냄, 2009
  • 연설문 글쓰기: 강원국, "대통령의 글쓰기", (주)메디치미디어, 2014
  • 논리적 사고력과 글쓰기: 유시민,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주)도서출판 아름다운 사람들, 2015
  • 우리말 글쓰기: 이오덕, "우리글 바로 쓰기", 한길사, 2017
  • 비즈니스 글쓰기: 정혁준, “정혁준의 비즈니스 글쓰기”, 한겨레 연재, 2019-2020
  • 일반적 글쓰기: 강원국, "강원국의 글쓰기에 관한 글쓰기", 한겨레 연재, 2019
  • 일반적 글쓰기: 강원국, "강원국의 글쓰기", 오마이뉴스 연재, 2020

저자들을 보건대 요즘 말하는 정치학적으로 보면 대부분 진보계열에 있는 사람들이다. 아무래도 오랫동안 야권의 생활을 하면서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주장을 펼치다 보니 보수 진영보다는 보다 논리적이고 현실적인 글쓰기에 대한 지식이 쌓인 듯싶다. 진보냐, 보수냐 정치 진영의 논리를 떠나 글쓰기를 다룬 책으로는 괜찮다 여겨 되도록이면 객관적인 이해를 통해 많은 지식을 흡수하면서 읽으려 하고 있다. 여기에서 배운 몇 가지 글쓰기의 속성에 대해 기술하고자 한다. 이번 글에서는 강원국 씨가 쓴 글쓰기 칼럼을 중심으로 배운 것과 스스로 느낀 점을 적어보겠다. 


글쓰기는 습관이다.

글쓰기를 습관으로 들이는 것은 축복이다. 단순한 일기 쓰기를 매일같이 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이런 작은 습관의 힘이 보여 인생의 목적을 성취시키는 큰 줄기를 이루게 된다. 나의 지식, 생각, 감정을 글로써 잘 표현하고 싶다면, 내 삶의 시간들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면 글쓰기 습관이 큰 도움이 되리라 본다. 

 

글쓰기는 마음을 수양하는 방법이다.

안 좋은 기억이 머릿속에 맴돌 때 글을 써서 내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도움이 될 때가 많다. 머릿속의 상념을 글로서 기술하면서 당시의 상황을 다른 각도로 해석을 하게 된다. 격한 감정 속에서 써 내려간 글을 나중에 읽고 있으면 내가 상대방이 되어 내가 잘못했던 점들을 발견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또한 그 격한 감정으로 써 내려간 못난 글을 다시 다듬으면서 내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효과도 있다.

 

글쓰기는 나 자신의 삶과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보여준다.

어쩌면 이 부분이 글쓰기를 습관으로 만드는 것을 어렵게 하는 장애물 인지도 모르겠다. 나 자신의 삶과 가치관을 보여주려다 보니 글을 쓰면서 한번 더 생각하게 되고 그 생각들이 집요하게 백 스페이 스을 눌러대면서 써 내려간 글들을 지워버린다. 결국 아무 글도 못써버리고 글 쓰는 시간이 고통으로 변하게 된다. 결국 글을 쓸려면 나 자신에 솔직해져야 한다는 의미일까?

 

글이 나다. 글이 없는 사람은 내가 없는 사람이다.

글을 읽다 보면 그 글을 쓴 사람의 성격, 살아온 삶의 흔적들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다. 아 이 사람은 꽃길만 걷고 산 것 같다, 이 사람은 아직 인생을 즐기시는 분이구나... 글로서 자신을 정의하지 않으면 대화와 만남을 통해서 자신의 존재를 알리게 되고 결국 다른 이의 평가에 의해 자신을 규정하는 경우가 많다. 대화와 만남도 인간생활에 매우 중요한 부분 중 하나지만 자기 성찰을 위해서는 결국 사색과 독서를 통한 글쓰기가 더 좋은 방법이 아닐까? 

 

메모하는 행위가 글쓰기 연습이다.

글쓰기를 습관으로 들이면 글쓰기 거리를 찾게 되고 순간순간의 아이디어를 놓치지 않기 위해 메모를 하게 된다. 그리고 그런 메모를 하는 행위가 모여서 하나의 글이 되게 된다. 

 

읽는 이유는 쓰고 말하기 위해서다. 반문하고 시비 걸으며 읽어야 한다.

결국 많이 읽고 배워야 한다. 읽고 배우더라고 항상 왜 그런지 질문하고 도전하고 저자와 독자의 입장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그러는 과정에서 보다 좋은 글이 써지게 된다. 

 

글을 쓴다는 것은 누군가 읽으리라는 것을 전제로 한다. 글쓰기에는 누군가에게 내 존재와 생각을 보여주고 싶은 욕구가 스며져 있다.

맞다. 아마도 이것이 내가 블로그를 하게 된 이유일 것이다. 오랫동안 외국생활을 하다 보니 결국 한국에 있는 지인들과 의 관계가 끊어지게 되었다. 관계가 소홀해지니 대화가 줄어들고 나이가 들면서 내 존재가 잊히는 것에 대한 불만의 표현이 내가 여기에서 글쓰기를 하는 이유일 것이다. 

 

알면 알수록 쓰면 쓸수록 궁금해진다.

글쓰기는 최고의 공부방법이다. 그것이 어떤 분야이건. 상대방을 이해시킨다는 생각으로 글을 쓸려면 우선 나 자신부터 이해시켜야 한다. 그러려면 계속 궁금증을 가지고 도전적으로 써 내려가야 한다.

 

글을 쓰는 것으로 세상과 연결

결국 이 블로그가 내가 한국 세상과 연결되는 유일한 관문이 되지 않을까 싶다. 

 

글쓰기는 스스로 묻고 답하는 과정이다.

글을 쓰면서 "내가 왜 이 글을 쓰고 있는 거지?"에 대한 의문을 계속 던진다. 그리고 그 질문 속에서 내가 왜 이 행위를 하는지, 내 행위의 의미는 삶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 것인지, 결국 내 삶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계속 생각하게 만든다. 

 

보는 것은 보는 주체가 보는 대상을 선택한다는 전제가 있다. 내가 선택하지 않은 곳을 보는 것은 재미가 없다. 내가 바라보는 곳과 다른 이가 바라보는 곳이 같지 않은 때 오해가 생기고 갈등이 생긴다. 누구에게나 신념과 가치관이라는 것이 있고 나름의 문제 해결 방식과 행동 패턴이 있다. 이것이 나라는 사람을 정의한다. 보는 방향이 다른데 같은 곳을 보라고 강요하면 가족관계이든 조직 내 관계이든 흥미를 잃게 되고 대화하다 보면 갈등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대화가 끊기게 된다.

나에게는 이미 관계가 끊겨버린 몇몇 사람들이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서로 바라보는 곳이 달랐고 그 다름을 서로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일 것이다. 그러다 보니 상대에 대한 흥미를 잃게 되고 그러다 보면 대화하건 하지 않건 서로 갈등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내 신념과 가치관이 전혀 존중받지 못했거나 내가 상대방의 가치관을 이해를 못했을 때 갈등이 발생한다. 그리고 그 갈등은 상대방과 어떤 관계이냐에 따라 마음속에 내재되었다가 폭발하기도 하고, 그냥 무시해버리기도 한다. 같은 곳을 바라보는 대상을 찾는 것이 좋겠지만 이것 역시 쉬운 일이 아니다. 결국 나 자신을 마주하고 내가 왜 그쪽을 바라보는지 그리고 다른 이는 왜 바라보지 않는지에 대한 자신과의 대화가 필요할 수 있다. 이때 글쓰기가 도움이 된다고 하면 지나친 역설일까? 

 

공유는 공감에서 출발한다. - 맹자 측은지심
글쓰기는 대상에 대한 공감의 과정이다. 그 결과물이 글이다.

생존하는 삶 경쟁 속에 공감력을 잃어간다 타인과 연결이 어려워지면 고립된다 사이코패스가 된다. 성찰하는 글쓰기는 공감력을 키운다.

삶을 살아가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고 생각한다. 성공을 추구하는 삶과 생존하기 위한 삶.

성공을 추구하는 삶은 모험보다는 성공할 수 있는 길을 택하면서 다른 이들과의 관계를 항상 고려해야 한다. 결국 성공이라는 평가의 잣대도 다른 이들에 의해 일반적 기준(돈, 명예, 지식 등)으로 결정되는 것 아닌가. 좋은 관계가 출세와 성공의 지름길이라면 다른 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공감"하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삶은 항상 검증된 길만을 가려고 하는 경향이 강해 변화에 수동적으로 대처하기 십상이다. 또한 다른 이의 시선을 너무 의식한 나머지 "나"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생존하기 위한 삶은 성공보다는 우선 내가 살고 봐야 하는 목적으로 살기 위해서 무모한 모험도 강행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 결과에 관계없이 다시 생존의 갈림길로 자기 자신을 내모는 행위를 계속하게 된다. 생존이라는 명제를 걸고 긴장의 연속이다 보니 다른 이와의 관계를 챙길 여유가 없다. 모든 의사결정을 나 자신의 생존 위주로 하게 되니 다른 이에 대한 공감은 사치에 지날 뿐이다. 이런 삶은 변화에 매우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반면 대상에 대한 공감능력을 떨어뜨리는 치명적인 약점을 갖고 있다. 

이 모든 약점을 커버하는 것이 글쓰기 일까? 성공을 추구하는 삶을 가졌던 사람은 글을 쓰며 자신을 찾고 생존하기 위한 삶을 가졌던 이는 글쓰기를 위한 대상 관찰을 통해 공감을 키울 수 있다. 


강원국의 글쓰기 칼럼은 보통 사람들에게 편안한 글쓰기를 권하면서도 자신 삶의 솔직한 성찰을 통해 불편한 글쓰기를 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감성적인 글 쓰기를 원한다면 강성국 씨의 글쓰기 칼럼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내가 강성국 씨에게 배운 "글을 쓴다는 것"은 습관이자 자아성찰의 기회이며 지식을 쌓는 배움의 과정이자 타인에 대한 공감표현이다." 

 

앞으로 각각의 글쓰기 관련된 책에서 저자가 말하는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해 시간이 날 때마다 올려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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