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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에 내린 눈

Barram 2021. 2. 16. 01:26

휴스턴에 눈이 왔다. 

기온 화씨 18도, 섭씨 - 10도의 날씨. 휴스턴에서 15년간 살면서 처음 겪어보는 한파다.

 

집앞 골목에 쌓은 눈

아침 9시경 집앞을 나와보니 동네는 쥐죽은듯이 고요하다. 매서운 칼바람이 얼굴에 부딪힌다. 생각보다 매운 추운 날씨이다. 동네 앞 골목길(cul-de-sac)은 갑작스런 추운 날씨에 얼음장이 되어버렸다. 눈이 수복하게 쌓였다기 보다는 길바닥에 고인 빗물이 얼음이 되었고 그 위에 밀가루같은 눈이 덮였다.

 

동네는 쥐죽은듯이 조용하다.

옆집 이웃은 수도관이 동파되었는지 물이 나오질 않는다고 한다. 다행히 우리집은 미리 수도관 보온 조치를 해둔 덕분인지 그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뉴스를 보니 몇몇 휴스턴 지역에 정전 및 단수가 된 모양이다. 큰 불편 없이 지나가면 하는 바램이지만 추위가 오래되면 많은 사람들이 고생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휴스턴이라는 도시가 한파에 그다지 익숙한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추위에 아랑곳 않고 마냥 신나게 뛰어다닌다.

아이들은 집앞에 쌓인 눈을 보고 마냥 즐거워하며 추위에 아랑곳 않고 여기저기 뛰어다닌다. 그림자처럼 따라오는 자신의 눈발자국을 보며 처음으로 경험하는 집앞 눈놀이에 빠져든다. 딸아이는 눈싸움을 하려는지 눈덩이를 뭉쳐보려고 하지만 밀가루같은 눈이 잘 뭉쳐지지 않아 눈가루를 공중에 흩날리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태어나서 이렇게 쌓은 눈을 처음 보는 아이들

이렇게 밖에서 20여분을 보내다 보니 코끝이 시큼해오면서 오싹한 추위가 느껴졌다. 아이들과 다시 집으로 들어와서 뉴스를 들으니 휴스턴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단전 및 단수를 겪고 있다고 한다. 몇시간 정도는 괜찮겠으나 2~3일 정도 이상황이 지속되면 상당한 고충이 따르겠다. 아직은 그런 상황을 겪고 있지 않은 우리집 상황에 감사해하며 재빠른 복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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