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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 2차 접종 후기

Barram 2021. 3. 9. 14:47

Source: https://www.cbsnews.com/news/moderna-covid-vaccine-booster-shots/

 

지난주 금요일 (3월 5일)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중 하나인 모더나 (Moderna) 2차 접종을 했다. 약 4주 전인 1차 접종 후 간단한 접종 확인 카드를 받았고 그 후 내 모바일 폰으로 문자메시지를 줄 것이라는 언질을 받았었다. 그리고 2월 말, 접종센터에서 3월 5일 오후 12시에 접종 예약이 되었다는 문자를 받았다.

 

집에서 접종센터까지는 약 차로 1시간 거리. 차를 몰고 도착했는데 약간 북적했던 1차 접종때와는 다르게 주차장이 매우 한산했다. 기다림 없이 바로 들어가서 체크인을 담당하고 있는 경찰관에게 예약정보를 제공했다. 경찰관은 아이패드로 내 정보를 입력하고 확인한 후 접종 센터 출입을 허가해주었다. 체크인 카운터에서 자원봉사자에게 일련의 질문들 (1차 또는 2차 접종인지, 1차 때 부작용이 있었는지, 최근 코로나에 걸린 적이 있는지 등등)에 대한 답변을 제공한 뒤 바로 백신 주사를 맞았다. 백신을 놓는 팀은 총 6개 팀이 있었는데 3개 팀은 의료 자원봉사자들인 듯했고 나머지 3개 팀은 군인들이었다. 나는 젊은 군인 장병에게 맞았는데 간단한 농담도 하며 빠르게 접종이 끝났다.

 

접종이 끝난 후 유의사항 관련 유인물을 체크아웃 데스크에서 받았다. 그리고 창문이 확 트인 상당히 큰 공간에서 의료진 관찰자의 입회 아래 약 15분간 대기실에서 앉아있다가 차가 있는 주차장으로 향했다.

 

접종 후 6 시간 정도는 신체적으로 큰 문제가 느껴지지는 않았다. 저녁을 먹은 직후부터 몸에 약간 한기가 느껴졌고 백신 맞은 부위가 약간 부어오른다는 느낌 정도였다. 그러나 그것은 기나긴 24시간 부작용의 서막이었다.

 

밤 9시 이후 아이들을 재우고 TV를 시청하는데 왠지 모르게 몸이 불편했다. 졸음이 오진 않는데 기분이 좀 불편하고 근육통은 아닌데 몸에 힘이 없는 느낌이랄까? 금요일 저녁 항상 즐겨하는 넷플릭스 영화보기를 다 마치지도 못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날 밤 난 잠을 세번 깼다.

첫 번째는 몸이 사시나무 떨리듯 오들오들 떨리는 느낌에 깨었다. 오한 때문인지 몸을 일으키기 너무 힘들어 옆에서 자고 있던 딸아이가 발로 걷어찬 이불을 몸에 동동 둘러싸고 다시 잠이 들었다. 그리고 한 두어 시간 잤을까..

걷잡을 수 없이 온몸에 흘러내리는 식은 땀 때문에서 두 번째 잠을 깨었다. 두통과 함께 온몸에 몸살기가 올라왔다. 두 겹으로 덮었던 이불을 한 겹으로 바꾼 후 부엌에 가서 물 한잔을 들이켰다. 타이레놀을 먹을까 생각을 하다가 그래도 백신인데 면역력 효과가 떨어질 것 같아 다시 잠이 들기로 했다. 

아침 6시 세번째 잠이 깨었다. 이번에는 가슴이 약간 두근거리면서 속이 울렁거렸다. 화장실에 갔지만 별다른 차도가 없다. 결국 타이레놀 2알을 먹고 잠이 들었다. 그렇게 잠을 잔 후 아침 9시가 넘어서야 깼다.

 

타이레놀을 먹은 후 6~7시간 정도 상태가 호전되었지만 다시 오후 12시 이후 몸이 욱신욱신 아파오기 시작했다. 점심을 먹고 다시 소파에 누워 2시간정도 잠을 잤다. 잠을 잔 후에도 여전히 몸살기가 있는 듯 몸에 힘이 없었고 점심 먹은 것이 소화가 되지 않아 토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오후 4시경 다시 타이레놀을 먹고 소파에 누워 쉬다가 다시 2시간여 잠이 들었다. 저녁을 먹는데 식욕이 도통 없어서 몇 숟갈 들지 못했다. 밤이 되고 아이들을 재운 후 잠이 오지 않아 지난밤 끝내지 못한 영화를 마저 보고 책 몇 페이지를 읽고 있는데 다시 몸살기를 느꼈다. 타이레놀을 복용한 후 밤 11시경 잠이 들었다. 몸에 식은땀이 나서인지 잠을 2번 정도 깨었다.

 

2차 접종 후 이틀째 되는 날 아침. 몸이 한결 나아진 기분이 들었다. 전날은 평상시의 약 10 ~ 20% 정도의 몸상태였다면 이 날 아침은 약 70% 정도로 회복된 느낌이랄까. 아침을 먹고 침대 시트를 세탁기에 넣어 빨고, 점심을 먹은 후 아이들을 데리고 놀이터에 갔다. 약간 서늘한 봄바람이 상태가 완벽치 않은 몸을 움츠리게 했지만 따뜻한 햇살 아래 서있으니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이 날은 타이레놀을 전혀 복용하지 않았고 잠도 평상시처럼 잘 잤다.

 

2차 접종 후 삼일째. 몸이 거의 정상으로 회복되었다. 백신 2차 접종 후 나타나는 증상이 사람마다 각각 다르게 나타날 수도 있겠지만, 인터넷에서 2차 접종을 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면 보통 24 ~ 48시간 정도 두통, 몸살, 근육통 등의 부작용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 듯 하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 2차 접종 후 주의할 점을 정리하면.

  • 2차 접종 후 24 ~ 48시간 정도 푹 쉴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줄 것. 가급적으로 금요일에 접종을 받아서 주말을 회복시간으로 가지는 것이 좋겠다.
  • 물을 자주 그리고 많이 마셔줄 것. 몸살과 오한에 식은 땀이 많이 나서 그런지 입 안과 목이 건조해진 경우가 많았다. 어떤 분은 기침/감기 증상으로 고생하셨다고 하니 뜨거운 보리차를 많이 마셔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녹차와 커피를 회복시간 동안 피하는 것이 좋겠다.
  • 식사는 주로 기름기가 적고 소화가 쉬운 음식으로 할 것. 2차 접종 당일 밤 고생했던 것 중 하나는 소화가 되지 않아 구토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저녁에 잠이 들기 전에는 쌀죽 같은 음식과 자극성이 적은 반찬 위주로 식사를 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 최대한 잠을 많이 자고 몸이 많이 아프면 타이레놀 2알을 6시간마다 복용해도 좋음. 유튜브를 보니 백신 접종 전 타이레놀과 같은 약을 복용하는 것은 절대 권장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접종 후 몸이 아프다면 타이레놀 2알을 6시간마다 복용해도 된다고 한다. 면역력 떨어진다고 아픈 거 참지 말고 많이 불편하면 타이레놀을 복용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다른 약들도 많이 이야기되는데 나에게는 타이레놀이 참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 취침 전 여분의 이불을 준비할 것. 밤에 오한이 찾아오면 이불을 잡아들게 마련이다. 이불을 혼자서 돌돌 둘러매고 잠을 잤다고 딸아이와 와이프에게 한소리 들었다. 가족들과 한 침대에 잠을 잔다면 여분의 이불을 준비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백신 접종을 했다고 코로나 바이러스에서 해방되는 것은 아니다. 밖을 나갈 때는 여전히 마스크를 써야 하고 사람들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 하지만 외출/여행 때마다 느껴야 했던 불안감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을 것 같다. 사람을 만날 때 불안감보다 반가움이 드는 느낌이 이제는 더 많이 들 듯하다. 아마도 이것이 백신의 효과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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