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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ram's Life

지난주 금요일 (3월 5일)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중 하나인 모더나 (Moderna) 2차 접종을 했다. 약 4주 전인 1차 접종 후 간단한 접종 확인 카드를 받았고 그 후 내 모바일 폰으로 문자메시지를 줄 것이라는 언질을 받았었다. 그리고 2월 말, 접종센터에서 3월 5일 오후 12시에 접종 예약이 되었다는 문자를 받았다. 집에서 접종센터까지는 약 차로 1시간 거리. 차를 몰고 도착했는데 약간 북적했던 1차 접종때와는 다르게 주차장이 매우 한산했다. 기다림 없이 바로 들어가서 체크인을 담당하고 있는 경찰관에게 예약정보를 제공했다. 경찰관은 아이패드로 내 정보를 입력하고 확인한 후 접종 센터 출입을 허가해주었다. 체크인 카운터에서 자원봉사자에게 일련의 질문들 (1차 또는 2차 접종인지, 1차 때 부작용이 ..

휴스턴에 눈이 왔다. 기온 화씨 18도, 섭씨 - 10도의 날씨. 휴스턴에서 15년간 살면서 처음 겪어보는 한파다. 아침 9시경 집앞을 나와보니 동네는 쥐죽은듯이 고요하다. 매서운 칼바람이 얼굴에 부딪힌다. 생각보다 매운 추운 날씨이다. 동네 앞 골목길(cul-de-sac)은 갑작스런 추운 날씨에 얼음장이 되어버렸다. 눈이 수복하게 쌓였다기 보다는 길바닥에 고인 빗물이 얼음이 되었고 그 위에 밀가루같은 눈이 덮였다. 옆집 이웃은 수도관이 동파되었는지 물이 나오질 않는다고 한다. 다행히 우리집은 미리 수도관 보온 조치를 해둔 덕분인지 그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뉴스를 보니 몇몇 휴스턴 지역에 정전 및 단수가 된 모양이다. 큰 불편 없이 지나가면 하는 바램이지만 추위가 오래되면 많은 사람들이 고생하겠다는..

내가 요리를 시작한 때는 첫째 딸아이가 15개월이 막 지날 무렵이었다. 아이가 음식을 조금씩 먹기 시작하면서 내가 한국에서 먹었던 음식을 먹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때마침 당시 한국 TV에는 30대 남성들을 위한 요리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었다. 인터넷에서 요리 프로그램 영상을 보면서 하나씩 따라 하며 많은 실패작들을 거듭했다. 그리고 나는 적어도 먹을 수 없을 정도의 음식을 만들지 않는 방법을 조금씩 터득해나갔다. 아내는 실패한 음식을 맛보다가 뱉어내면서도 그다지 싫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어릴 때 먹었던, 그리고 먹고 싶었지만 자주 먹지는 못했던 음식들을 도전해보면서 엄마와 아이가 같이 먹을 수 있는 요리를 하나씩 완성해가기 시작했다. 가정에서 아빠가 또는 남편이 요리를 하기 시작하면 생기는 ..

벌써 네 살이다. 늦은 나이에 둘째를 가져 이 아이를 언제 다 키우나 하며 근심 반, 아기를 좋아하는 본성은 어쩔 수 없어 즐거움 반으로, 두 손바닥으로 한 번에 품었던 갓난 아이가 엊그제 같았는데 말이다. 첫째 아이는 무엇을 할지 몰라 조심조심하다가도 무슨 일이 생기면 우왕좌왕하며 키웠다. 둘째 아이는 첫째를 기르던 경험을 바탕으로 여유를 가지고 키워서 그런지 조금더 쉽게 키운 것 같다. 그리고 벌써 4년이 지났다. 남자아이와 여자아이가 성장하는 과정이 다르다는 것을 배우면서 두 아이를 향한 마음에는 조금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여자아이는 아직도 나에게 싱그러운 감정을 안겨준다. 첫째를 안았을 때 그 마음은 마치 나에게 첫사랑의 풋풋한 감정보다 더 본질적인 무언가가 벅차오르는..

새해 첫날 아내가 나에게 2021년 첫번째 미션을 주었다. 냉장고에서 나는 소음을 해결하라는 것. 우리가 가진 냉장고는 삼성 제품으로 모델명은 RF28HDEDBSR 28 cu. ft.이다. 프렌치 도어 스타일의 스테인리스 표면을 가지고 있다. 이 제품은 트원 쿨링(twin cooling) 시스템을 도입한 제품으로 효율적인 전기사용 및 월등한 냉동성능때문에 미국에서 잘 팔린 냉장고이다. 그러나 치명적인 약점 하나가 있으니 바로 소음문제. 냉장고를 사용한지 약 3년 후 냉장고 뒷 쪽에서 요란한 소음이 나기 시작했다. 유튜브를 찾아 조사해보니 냉장고의 트원쿨링 시스템 내부에 있는 프레온 가스 파이프 부근이 결빙되면서 커다란 얼음 덩어리가 쌓이기 되었고 결국 냉동팬이 그 얼음덩어리와 충돌하면서 소음문제가 생기기..

크리스마스를 앞둔 12월 주말의 어느날, 가족들과 함께 휴스턴 갤러리아 쇼핑몰 부근에 있는 인공폭포공원 (Gerald D. Hines Waterwall Park)에 다녀왔다. 전날밤 폭우가 쏟아진뒤 아침에 서늘한 기운이 느껴졌지만 오후가 되면서 따스한 햇살이 나오기 시작했다. 갤러리아 부근에 있는 지인에게 물건도 전해줄 겸 차를 몰고 이 곳을 다녀왔다. 사람들이 많이 있으면 자동차안에서 폭포를 보고 지나치기로 했는데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인근 유료주차장에 차를 주차시키고 공원에서 산보를 했다. 바깥이라 그런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이가 많이 보인다. 최대한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면서 인공폭포 건물로 걸어갔다. 한글로는 인공폭포라고 칭했지만 영문으로 Waterfall이 아닌 Waterwall로 부르..